리플렛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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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 리플렛제작, 접힘이 만드는 정보 전달의 시간성본문
안녕하세요, 희명디자인 디자이너입니다. 오늘부터 2026년도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되었는데, 다들 쉬실때 저는 일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작년에 있었던 간단한 에피소드 하나만 풀어볼까 합니다.
작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 고객사에서 3단 리플렛 5,000부를 납품받고 이틀 만에 다시 연락이 왔어요. "접었을 때 표지에 아무 내용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확인해보니, 시안 검수를 펼친 상태에서만 하신 겁니다. 펼쳐놓으면 6면 레이아웃이 그럴듯한데, 실제로 접어서 손에 쥐면 뒷면 빈 공간이 표지가 되어버린 거죠. 5,000부 전량 재제작이었습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저는 리플렛 상담할 때 반드시 종이를 직접 접어서 보여드립니다.
리플렛과 책자의 결정적 차이는 이겁니다. 책은 1페이지 다음에 2페이지가 오는 게 당연한데, 리플렛은 접힘 방식에 따라 "뭐가 먼저 보이느냐"가 완전히 달라져요. 접힌 채로 건네받았을 때 눈에 들어오는 첫 면. 이게 사실상 표지입니다. 그 면에서 흥미를 못 느끼면 펼치지도 않고 가방에 넣거나 버립니다. 리플렛 기획은 "펼친 6면을 어떻게 채우나"가 아니라 "접힌 상태에서 뭐가 보이나"부터 시작해야 맞습니다.
3단 접지에는 크게 Z형과 C형이 있어요. Z형은 병풍처럼 지그재그로 펼쳐지는 구조고, C형은 한쪽 면이 안으로 감싸 들어가는 형태입니다. Z형은 한 번 펼치면 두 면이 동시에 탁 드러나니까 비교 구조나 스토리 전개에 유리하고, C형은 안쪽 면을 마지막에 열어보게 되니까 "열어보면 이런 게 있었어" 같은 서프라이즈 구성이 가능해요. 어느 쪽이든 중요한 건, 접힘 순서가 곧 정보 노출 순서라는 점입니다. 이걸 인식하고 기획하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가 꽤 큽니다.
첫 면에 뭘 넣느냐를 두고 고객사마다 의견이 갈립니다. 브랜드 로고랑 슬로건을 크게 박자는 쪽이 있고, 구체적인 혜택이나 이벤트 내용을 바로 보여주자는 쪽도 있어요. 둘 다 맞을 수 있는데, 배포 상황에 따라 정답이 달라집니다. 길거리에서 나눠줄 거면 0.5초 만에 시선을 잡아야 하니까 혜택이 먼저 와야 하고, 매장 카운터에 놓을 거면 브랜드 표지가 더 자연스럽습니다. (이 구분을 안 하고 "일단 로고 크게" 하시는 분이 정말 많은데, 거리 배포에서는 로고만 봐서는 집어들 이유가 없거든요.)
기획할 때는 보통 스토리를 짭니다. 문제 제기에서 시작해서, 해결책을 보여주고, 마지막에 행동을 유도하는 흐름. 교과서적으로는 맞아요. 근데 현실은 좀 다릅니다. 받아든 사람이 순서대로 읽어줄 거라는 보장이 없어요.
가격표가 있는 면을 먼저 뒤집어보는 사람, 지도나 약도부터 찾는 사람, 할인 조건만 확인하고 접어버리는 사람. 그래서 저는 "의도한 읽기 순서"와 "실제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순서"를 같이 잡아야 한다고 봅니다. 어떤 면을 먼저 보든 최소한의 핵심은 전달되게끔 각 면이 독립적으로도 성립하는 구성이 안전해요.
Q. 한 면에 넣을 수 있는 정보량이 너무 적지 않나요?
A. A4를 3등분하면 한 면이 약 7cm 폭이에요. 제목, 본문, 이미지, 여백까지 넣으면 솔직히 빡빡합니다. 글자 크기를 줄이면 내용은 더 들어가는데 읽기가 힘들어져요. 특히 수신 대상이 40~50대 이상이라면 작은 글씨는 치명적입니다. 반대로 큼직하게 가면 시원해 보이는데 전달할 수 있는 양이 확 줄고요. 그래서 "한 면에 하나의 메시지"를 원칙으로 잡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빼는 게 낫습니다. 리플렛에 회사 연혁까지 넣으려고 하시면 안 돼요. 그건 브로슈어의 역할입니다.
리플렛은 종이 선택에서 의외의 변수가 생깁니다. 너무 얇으면 가볍고 단가는 낮은데 구겨지기 쉽고, 두꺼우면 고급스러운 대신 접힘선에서 종이가 갈라지는 크랙 현상이 나타나요. 3단이면 두 번 접히니까 이 문제가 배로 심해집니다. 특히 표면에 색이 진하게 깔린 디자인이면 접힌 부분에서 잉크가 벗겨져서 하얀 선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납품 후에 발견되면 상당히 곤란합니다. (저희는 두꺼운 지류를 쓸 때 접힘선 부분에 미리 오시 작업을 넣어서 방지하는데, 이 공정을 모르는 업체도 꽤 있어요.)
코팅도 생각보다 선택지가 갈립니다. 유광은 색감이 팝 하고 살아나는데 빛 반사 때문에 형광등 아래서 글씨가 안 읽힐 수 있어요. 무광은 분위기는 좋은데 지문 자국이 잘 남습니다. 무코팅은 종이 질감 그대로라 감성적이지만 물이나 음료에 취약하고요. 카페나 식당에 비치하는 리플렛인데 무코팅으로 갔다가 얼룩 범벅이 된 케이스도 봤습니다. 어디에 놓일 건지를 먼저 생각하고 코팅을 고르셔야 합니다.
Q. 같은 리플렛을 여러 곳에 뿌려도 되나요?
A. 뿌릴 수는 있죠. 근데 효과는 천차만별입니다. 거리 배포에서는 첫 면 메시지가 생사를 가르고, 매장 비치에서는 내지 구성이랑 읽기 흐름이 더 중요합니다. 우편으로 보낼 때는 다른 인쇄물 사이에 묻히지 않을 존재감이 필요하고, 전시회에서는 나중에 다시 찾아볼 수 있게 연락처랑 웹사이트가 눈에 잘 띄어야 해요. 하나를 만들어서 전부에 쓰면 어디서든 70점짜리가 됩니다. 배포처가 확실하다면 거기에 맞춰서 구조를 잡는 게 비용 대비 훨씬 효율적이에요.
완성본을 처음 받아보시면 대부분 만족하십니다. 색감도 잘 나왔고 접힘도 깔끔하고. 근데 배포가 시작되면 얘기가 달라져요. 거리에서 나눠줬는데 받자마자 안 보고 그냥 가방에 넣는 사람, 매장에 쌓아뒀는데 일주일 지나니까 모서리가 다 말려있는 상황, 우편으로 보냈는데 DM 뭉치 속에 파묻혀서 눈에 안 띈 경우. 제작 품질의 문제가 아니라, 배포 환경과 구조가 안 맞아서 생기는 일들입니다.
"그냥 카카오톡으로 보내면 안 돼요?" 솔직히 이 질문에 "네" 할 때도 있습니다. 목적이 단순 정보 전달이면 디지털이 빠르고 쌉니다. 근데 리플렛이 여전히 쓰이는 건 즉시성 때문이에요. 받는 사람이 앱을 열 필요도 없고 인터넷이 없어도 되고, 손에 쥐는 순간 정보가 시작됩니다. 다만 그 물리적 장점이 살려면, 관성적으로 "늘 만들던 거니까" 찍어내는 게 아니라 접힘 구조와 정보 배치를 제대로 설계해야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만든 리플렛은 결국 쓰레기통행이거든요.
3단 리플렛은 작은 인쇄물이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판단은 작지 않습니다. 접힘 방식이 정보 노출 순서를 정하고, 배포 환경이 구조를 결정하고, 종이와 코팅이 현장 내구성을 좌우합니다.
단가가 낮다고 대충 만들면 비용은 비용대로 쓰고 효과는 못 보는 최악의 결과가 나와요. 잘 설계된 리플렛 한 종은 반복 인쇄하며 오래 쓸 수 있는 마케팅 자산이 됩니다. 한 번 만들고 끝나는 종이쪼가리가 아니라, 그 브랜드의 첫인상을 운반하는 도구로 바라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리플렛 기획부터 접지 구조 설계까지,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편하게 문의 주세요. 종이 접어가며 설명드리겠습니다.
희명디자인 디자이너 드림
* 참고할만한 희명디자인 인사이트 칼럼 링크 바로가기
1. 리플릿제작을 기획할 때 반드시 점검해야 할 구성, 메시지 흐름, 디자인 설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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