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로그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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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카다로그제작, 왜 6개월 만에 창고로 갈까?" 수명을 결정하는 기획의 한 끗본문
안녕하세요, 희명디자인 디자이너입니다. 성공적인 카다로그 제작은 화려한 레이아웃이 아니라, 실제 사용 환경에 최적화된 '기획의 정합성'에서 시작됩니다.
카다로그 하나를 만드는 데 평균 두 달, 길게는 석 달 이상을 투입합니다. 디자인비, 인쇄비, 내부 인력의 시간까지 합산하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이 투입되는 중요한 프로젝트죠. 그런데 이렇게 공들인 결과물이 실제로는 6개월을 채 못 버티고 사무실 구석에서 박스째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단순히 "신제품이 나와서"라고 하기엔 매몰 비용이 너무나 큽니다. 왜 어떤 카다로그는 1년 넘게 현역으로 뛰고, 어떤 건 석 달 만에 사라지는 걸까요? 그 패턴을 분석해 보면 출발선부터 빠진 질문들이 보입니다.
1. "우리 제품 정리 좀 해주세요" — 기획의 함정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제품 자료가 필요하니 하나 만들자"는 결정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곧바로 "느낌(무드)은 어떻게 할까요?", "표지 시안 먼저 볼 수 있나요?"라는 질문으로 이어지죠.
하지만 디자이너인 제가 가장 먼저 듣고 싶은 대답은 따로 있습니다. "이 카다로그를 실제로 현장에서 들고 다닐 사람이 누구입니까?"
영업팀이 B2B 미팅에서 브리핑용으로 쓰인지, 전시회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하는지, 혹은 바이어에게 PDF로 전송하는지에 따라 판형(사이즈)과 정보의 밀도, 언어 구성이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전부 다 쓸 거예요"라는 전제는 자칫 어느 상황에도 맞지 않는 '무색무취'한 결과물을 낳을 위험이 큽니다.
2. 재인쇄 비용을 아끼는 '유동 정보'의 분리
카다로그의 수명을 결정하는 핵심은 "언제까지 쓸 것인가"에 대한 정의입니다. 분기마다 라인업이 바뀌는 제조 환경에서 모든 제품을 한 권에 담으면, 단 하나의 제품만 단종되어도 카다로그 전체가 '오답'이 됩니다. 담당자 입장에서는 이보다 허탈한 일이 없죠.
희명디자인은 기획 단계에서 고정 정보(브랜드 철학, 핵심 기술)와 유동 정보(세부 사양, 가격, 옵션)를 구분할 것을 제안합니다. 고정 정보 중심의 본체를 제작하고, 자주 바뀌는 데이터는 QR코드를 통한 디지털 연동이나 별지 삽입 형태로 처리하는 것이죠. 이 작은 구조 설계의 차이가 재인쇄 비용 수백만 원을 절감하는 실무적 통찰입니다.
3. 만능 칼은 결국 아무것도 베지 못합니다
카다로그에 제품 설명, 차별화 강조, 신뢰도 어필, 구매 설득까지 모든 역할을 1:1 비중으로 우겨넣으면 메시지의 충돌이 발생합니다.
설명에 힘을 주면 임팩트가 묻힙니다.
인증 자료를 잔뜩 넣으면 무게가 무거워져 정작 영업사원이 가방에 넣기를 포기합니다. (실제로 "너무 무거워서 차 트렁크에만 둔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결국, 카다로그 한 권이 수행할 '주된 페르소나'를 하나 정하고 나머지는 보조로 배치해야 합니다. 이 판단이 기획 단계에서 문서화되어야 부서 간의 요구 사항(스펙 누락 방지 vs 비주얼 강조) 사이에서 실무자가 중심을 잡을 근거가 생깁니다.
4. 인쇄물에서 "나중에 수정하지 뭐"가 위험한 이유
웹사이트와 달리 인쇄물은 오타 하나, 가격표 하나를 고치기 위해 편집 파일을 다시 열고 교정을 본 뒤 최소 500~1,000부를 다시 찍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디지털 브릿지(Digital Bridge)' 설계를 강조합니다. 인쇄 후에도 수정이 불가피한 정보는 웹페이지와 연결하여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죠. 구조를 이렇게 잡아두면 제품 하나 추가되었다고 전체 레이아웃을 뒤엎는 비효율을 원천 차단할 수 있습니다.
5. 카다로그 디자인이 아니라 '자산 관리'입니다
시안 컨펌 단계에서는 모니터의 깔끔한 화면만 보고 만족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진짜 승부는 인쇄물이 영업사원의 가방에 들어간 뒤에 결정됩니다. 인덱스 구조가 직관적이지 않아 미팅 중에 페이지를 뒤적거리게 된다면, 그 카다로그는 이미 실패한 기획입니다.
희명디자인은 카다로그 제작을 단순한 인쇄 작업이 아닌, 기업의 마케팅 자산을 체계화하는 과정으로 정의합니다.
제품 정보의 단일 기준(Single Source of Truth) 확보
이미지와 카피 정합성 체크
다음 개정판을 위한 원본 데이터 아카이빙 및 가이드 수립
이 과정이 제대로 갖춰지면 다음 제작 공수는 절반 이하로 줄어듭니다. 한 번의 제작이 회사의 튼튼한 밑거름이 되도록, 저희는 디자인 그 이상의 데이터 정리에 공을 들입니다.
다음 기획 회의 전, 이 다섯 가지만 점검해 보십시오.
실제 사용자(독자)는 누구인가?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현장은 어디인가?
카다로그의 핵심 목적(딱 한 가지)은 무엇인가?
예상되는 활용 수명은 얼마인가?
고정 정보와 유동 정보의 경계는 어디인지.
전제가 선명한 카다로그는 오래 쓰이고, 전제가 흐릿한 카다로그는 쌓이게 됩니다. 제작의 시작점이 막막하시다면 언제든 희명디자인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감사합니다. 희명디자인 디자이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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