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로그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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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군이 늘어날수록 카탈로그 구조가 복잡해지는 지점들: 실무 관찰 노트본문
안녕하세요. 명절 잘 보내고 계신가요? 희명디자인 마케팅 담당자입니다.
저는 부산이 고향이라 서울에서 지금 출발해도 6시간 20분 소요되네요. 내일 떠날지 말지 고민중인 가운데
오늘도 칼럼을 쓰게 되었습니다. 요새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써나가 보니 글이 술술 풀리네요. 편하게 읽어주세요.
저희가 제품 카탈로그 작업을 꽤 오래 해왔는데, 재미있는 패턴이 하나 있습니다. 처음 카탈로그를 만드실 때는 다들 수월하게 진행하세요. 제품도 많지 않고, 분류도 간단하고, 사양표도 깔끔하게 떨어지거든요. 문제는 2년쯤 지나서 개정판을 만들 때 시작됩니다. 제품이 두세 배로 불어나 있고, 모델 코드는 복잡해져 있고, 가격은 수시로 바뀌고. 처음에 잡았던 구조가 더 이상 안 버티는 순간이 오는 거예요. 이 글은 그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품 10개일 때와 100개일 때는 다른 문서입니다
제품이 10개면 "A 시리즈 / B 시리즈" 정도로 목차가 끝납니다. 넘기면 바로 나오니까 불편할 것도 없어요. 그런데 50개를 넘어가면 시리즈 안에 하위 분류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A-1, A-2에 이어 색상별, 용량별, 사양별 변형까지. 목차만 한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이 와요.
여기서 진짜 골치 아픈 건 분류 기준이 흔들리는 겁니다. 시리즈별로 갈지, 용도별로 갈지, 가격대별로 나눌지. 한 제품이 여러 용도로 쓰이면 어느 섹션에 넣어야 할지 애매해지거든요. 중복 게재하면 해결은 되는데 페이지 수가 늘어나서 인쇄 비용이 올라가고, 나중에 수정할 때 관리 포인트가 두 배가 됩니다. (이거 한 번 꼬이면 개정할 때마다 골치예요. 처음에 분류 기준을 잘 잡아놓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모델 코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엔 알파벳+숫자 조합이면 충분한데, 제품이 불어나면 코드가 길어지고 규칙이 꼬이고 예외가 생깁니다. 신입 직원이 코드표 보면서 "이게 뭔 제품이에요?" 하는 상황, 거래처 담당자가 주문할 때 코드를 잘못 적어서 다른 모델이 나가는 상황. 카탈로그가 안내서가 아니라 해독이 필요한 문서가 되어버리는 거죠.
변형 모델이 늘어날 때 벌어지는 일
기본 설계는 같은데 색상, 재질, 출력, 용량이 다른 변형 모델. 이게 5개면 괜찮은데 20개, 30개가 되면 편집에서 큰 판단이 필요합니다. 모델마다 한 페이지씩 주면 내용은 충분히 실리는데 카탈로그가 벽돌이 돼요. 표 하나로 압축하면 페이지는 줄어드는데 글씨가 작아져서 돋보기가 필요한 사양표가 됩니다.
이걸 판단할 때 핵심은 "누가 읽느냐"입니다. 해당 분야 엔지니어가 보는 거라면 빼곡한 사양표가 오히려 환영받아요. 한눈에 비교가 되니까요. 반면 제품을 처음 접하는 구매 담당자한테 숫자 범벅 표를 들이밀면 진입 장벽만 높아집니다. 같은 표라도 독자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하는 겁니다.
Q. 사양이 시즌마다 바뀌는 제품은 카탈로그에 어떻게 넣어야 하나요?
A. 이게 제일 난감한 부분이에요. 칩셋이 바뀌고, 소프트웨어 버전이 올라가고, 인증 규격이 추가되고. 그때마다 레이아웃에 항목을 끼워넣어야 하는데, 이미 꽉 찬 페이지에 한 줄을 추가하면 그 페이지만 바뀌는 게 아니라 뒤쪽 편집이 연쇄적으로 밀립니다. 저희는 이런 제품군은 처음부터 레이아웃에 여유 공간을 잡아둡니다. 빈칸이 좀 있어도 다음 개정 때 넣을 자리를 확보해두는 거예요. 눈앞의 깔끔함보다 6개월 뒤의 편의가 더 중요하거든요.
찍고 나서 가격이 바뀌면 벌어지는 일
인쇄물의 숙명입니다. 찍는 순간 정보가 박제돼요. 제품 3개짜리 리플렛이면 큰 문제 아닌데, 제품 100개짜리 카탈로그에서 가격 변동이 생기면 골치가 아파집니다. 스티커로 가격을 덮는 방법이 있긴 한데, 솔직히 그게 전문적으로 보이지는 않잖아요. 별도 가격표를 끼워넣는 방식도 있는데, 고객 입장에서는 카탈로그 보면서 또 다른 종이를 뒤적여야 하니까 불편합니다.
그래서 변동이 잦은 항목은 처음부터 분리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제품 사양이랑 설명은 카탈로그 본책에 넣고, 가격이나 프로모션 정보는 삽입물로 별도 인쇄하는 거예요. 본책은 1~2년 쓰고 삽입물만 분기마다 갈아끼우는 식입니다. 관리 포인트가 좀 늘어나긴 하는데, 카탈로그 전체를 다시 찍는 것보다는 훨씬 경제적이에요.
두꺼워질수록 제본이 중요해집니다
페이지가 늘면 제본 선택이 달라집니다. 중철은 가볍고 싸지만 분량 한계가 있고, 무선제본은 두꺼운 카탈로그에 보편적인데 자주 펼치면 등이 갈라질 수 있어요. PUR 제본은 접착 강도가 높아서 내구성은 좋지만 단가가 올라갑니다. 링제본은 펼침성이 최고라 현장에서 참고하기 좋은데, 업종에 따라 "기술 매뉴얼 느낌"이 강해서 브랜드 톤과 안 맞다고 판단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제본 고를 때 한 가지 더 생각하셔야 할 게, "이 카탈로그를 몇 년 쓸 건가"입니다. 1년 안에 전면 개정할 거라면 무선제본으로 충분한데, 2~3년 이상 현장에서 반복해서 펼칠 카탈로그라면 제본 내구성에 투자하는 게 결과적으로 쌉니다. (현장 영업팀한테 물어보면 아실 거예요. 자주 쓰는 카탈로그일수록 등이 먼저 벌어집니다.)
Q. 대량으로 한 번에 찍는 게 나은가요, 소량씩 여러 번 찍는 게 나은가요?
A. 제품 라이프사이클에 달렸습니다. 사양이 안정적이고 2~3년은 변동 없을 거라면 대량이 단가 면에서 유리하죠. 근데 반년에 한 번씩 모델이 추가되거나 빠지는 상황이라면, 3,000부 찍어놓고 1,000부밖에 못 뿌리고 나머지는 창고행이 되는 수가 있어요. 요즘은 핵심 제품만 담은 슬림한 본책을 오프셋으로 찍고, 자주 바뀌는 제품 정보는 디지털 인쇄로 소량 삽입물을 만들어서 끼워넣는 방식도 많이 씁니다. 한쪽에 올인하는 것보다 이렇게 섞는 게 리스크 분산에 현실적이에요.
포맷 통일, 어디까지 고집할 건가?
처음에는 제품 페이지 포맷을 딱 정합니다. 제품명, 모델 코드, 주요 사양, 치수, 무게, 가격, 사진. 이걸 일관된 레이아웃에 넣으면 보기도 좋고 비교도 쉽거든요. 근데 제품이 늘어나면 예외가 튀어나옵니다. 사양 항목이 너무 많아서 칸에 안 들어가는 제품, 여러 각도 사진이 필요한 제품, 도면 없이는 설명이 안 되는 제품. 예외를 수용하면 일관성이 깨지고, 일관성을 고집하면 정보가 빠지거나 쪼그라듭니다.
저희 경험상, 70% 정도의 제품은 통일 포맷으로 커버하고 나머지 30%는 변형 레이아웃을 허용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전체를 한 틀에 욱여넣으려고 하면 오히려 정보 전달이 왜곡돼요. 다만 변형 레이아웃이라도 위치 규칙(제품명은 항상 좌상단, 사양표는 하단 등)은 지켜야 독자가 페이지마다 헤매지 않습니다.
납품 후 6개월, 진짜 평가가 시작됩니다
납품 직후에는 대체로 만족하십니다. 깔끔하고 충실해 보이니까요. 그런데 석 달, 반년이 지나면 현장에서 다른 소리가 올라옵니다. 영업팀에서는 "많이 찾는 제품이 뒤쪽에 있어서 넘기기 귀찮다"고 하고, 고객한테서는 "비슷한 모델 간 차이를 한 번에 비교하고 싶은데 페이지가 떨어져 있다"는 말이 나오고, 기술 지원 쪽에서는 "이 사양이 빠져 있어서 결국 따로 자료를 보내야 했다"고 합니다.
이 피드백들이 쌓이면 결국 다음 개정 때 반영하게 됩니다. 자주 찾는 제품군을 앞으로 옮기고, 비교표를 추가하고, 누락된 사양을 채워넣는 작업. 카탈로그는 한 번 만들고 끝나는 물건이 아니라, 개정을 거듭하면서 정합성이 올라가는 문서에 가깝습니다.
제품 카탈로그에 단일한 정답은 없다고 저희도 생각합니다. 종합 카탈로그로 갈지, 제품군별 분책으로 갈지, 인쇄 비중을 줄이고 디지털 보충 자료를 강화할지. 이건 제품 수명 주기, 고객 접점, 예산, 업데이트 빈도에 따라 회사마다 다를 수밖에 없어요.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카탈로그를 "한 번 만드는 인쇄물"이 아니라 "계속 정리하고 개선하는 제품 데이터 자산"으로 바라보면 구조 설계에 들이는 시간이 아깝지 않게 된다는 점입니다.
제품 카탈로그 구조 설계나 개정 작업이 필요하시면 편하게 연락 주세요. 제품 분류 체계 정리부터 인쇄 사양 선택까지,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같이 점검해드립니다. 이상 글을 마칩니다. 저도 이제 곧 고향으로 떠날 준비 해야겠어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6시간20분 걸리네요.. 파이팅! ( 자가 이동입니다 참고로.. ㅠㅠ )
희명디자인 마케팅 담당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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