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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포스터 제작, 벽에 붙은 뒤가 진짜 시작입니다본문
안녕하세요. 명절 잘 보내고 계신가요? 희명디자인 디자이너입니다.
출근길에 직업병이 하나 있어요. 지하철역이든 건물 복도든,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무의식적으로 뜯어봅니다. 제목이 몇 pt인지, 색 대비가 되는지, 접착제가 벌어지진 않았는지. 며칠 전에 한 구청 복도에서 봤는데, 색감도 좋고 레이아웃도 깔끔한 포스터가 형광등 바로 아래 붙어 있더라고요.
유광 코팅이라 빛이 반사돼서 제목이 반쯤 안 보였습니다. 모니터에서는 분명 잘 나왔을 텐데. 포스터는 파일을 완성하는 순간이 아니라, 벽에 붙은 순간부터 진짜 평가가 시작됩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포스터 앞을 지나가는 사람한테 주어지는 시간은 대략 2~3초입니다. 복도를 걷는 속도로 치면 5~7미터 전방에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실제로 내용을 읽을 수 있는 건 2~3미터까지 다가왔을 때예요. 멀리서 보이는 건 색 덩어리랑 큰 글씨의 실루엣 정도입니다. 세부 정보는 가까이 와야 읽혀요. 그런데 가까이까지 오는 사람은 지나가는 전체 인원 중 일부입니다.
그래서 포스터 설계는 두 단계로 나눠야 합니다. 멀리서도 잡혀야 하는 것과, 가까이 온 사람한테 보여줄 것. 제목과 핵심 키워드는 5미터 밖에서도 읽혀야 하고, 날짜·장소·연락처 같은 디테일은 1~2미터 거리용이에요. 이 위계가 안 잡혀 있으면, 멀리서 봤을 때 뭔지 모르겠고 가까이 가면 다 똑같은 크기로 빼곡해서 읽기 싫은 포스터가 됩니다. (실제로 이런 포스터가 전체의 절반은 되는 것 같아요.)
디자인할 때는 "눈높이에 중앙 정렬로 딱 붙겠지" 상상하시는데, 현장은 다릅니다. 소화기가 있고, 전기 스위치가 있고, 이미 붙어 있는 공지물이 있고, 벽면에 요철이 있어요. 이상적인 자리를 못 잡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결국 빈 벽면 중에서 그나마 나은 곳에 붙이게 되는데, 너무 낮으면 고개를 숙여야 하고 너무 높으면 작은 글씨가 안 읽힙니다. 편안한 시선 높이가 대략 150~160cm 부근인데, 이것도 주변 게시물 혼잡도에 따라 체감이 달라져요.
기둥에 붙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러 방향에서 보인다는 장점은 있는데, 곡면이면 출력물이 휘어지면서 글자가 왜곡돼요. 모서리가 들뜨거나 그림자가 생기기도 하고. 평면 벽이 한 방향에서 오래 보이는 데는 유리한데, 정작 쓸 만한 빈 벽면이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부착 위치 답사를 미리 하시라고 권드리는 이유가 이겁니다. 파일 완성 후에 현장 가보면 늦어요.)
공간 성격에 따라 읽히는 방식도 확연히 갈립니다. 계단에서는 오르내리면서 발을 디디느라 시각 집중이 분산돼요. 긴 문장은 안 읽힙니다. 큰 이미지랑 색 대비로 순간 인상만 남기는 게 현실적이에요. 반면 엘리베이터 앞이나 버스 정류장, 대기실 같은 곳은 사람이 멈춰 있는 시간이 생깁니다. 여기서는 QR코드, 상세 일정, 작은 글씨 정보까지 읽힐 가능성이 높아져요. 같은 포스터라도 어디에 붙느냐에 따라 "전달 가능한 정보량"이 달라지는 겁니다.
Q. 유광 코팅이 예뻐 보이는데 안 쓰는 게 나은가요?
A.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유광은 색감이 선명하게 살아나는 건 맞아요. 사진이 많은 포스터라면 효과적이고요. 근데 형광등 아래나 창문 옆에 붙으면 빛이 반사돼서 특정 각도에서 글씨가 안 보이는 구간이 생깁니다. 무광은 반사가 거의 없어서 가독성은 좋은데, 지문이나 얼룩이 잘 보여요. 무코팅은 종이 질감이 살아나서 분위기는 좋지만 습기나 물에 취약합니다. 실내 형광등 아래 복도라면 무광이 안전하고, 프레임 안에 넣는 포스터라면 유광도 괜찮아요. 부착 환경을 먼저 확인하고 결정하셔야 합니다.
실외 포스터는 변수가 더 많습니다. 직사광선 맞는 곳은 색이 빠르게 바래요. 한 달이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그림자가 지는 시간대에는 어두운 배경색이 벽에 묻혀버리고, 야간에는 가로등 없는 구간이면 사실상 안 보입니다. 야간 노출을 전제로 만든다면 형광 잉크나 반사 소재를 검토해야 하는데, 이건 일반 인쇄랑 단가 체계가 다릅니다. 그리고 실외는 보행 속도가 실내보다 빠르니까 글자 크기도 한 단계 올려야 같은 가독성이 나옵니다.
Q. 포스터 사이즈는 어떻게 정하나요?
A. 붙일 공간이 정해주는 거예요. A4는 게시판에 다른 공지들이랑 같이 붙는 크기라 독립 홍보용보다는 안내용에 가깝습니다. A3이 복도나 소규모 행사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사이즈인데, 2~3미터에서 제목이 읽히기 시작하는 최소 크기예요. A2는 공공기관이나 학교에서 단독 부착할 때 존재감이 나오고, A1 이상은 먼 거리에서도 눈에 띄지만 붙일 벽면이 마땅치 않거나 운반·보관이 불편해집니다. 큰 사이즈일수록 모서리 들뜸이나 낙하 위험도 커지니까 부착 방식까지 함께 결정하셔야 해요.
종이는 대부분 아트지 180~200g 정도를 기본으로 씁니다. 색 재현이 안정적이고 인쇄 품질도 일정하거든요. 근데 실외에 오래 붙여야 한다면 얘기가 달라져요. 종이는 습기에 약해서 비 맞으면 쭈글거리고, 합성지(PP, PET 소재)를 써야 방수가 됩니다. 합성지는 내구성은 확실하지만 단가가 올라가고 폐기 처리도 까다로워요. 게시 기간이 1주일이면 아트지로 충분하고, 한 달 이상 야외면 합성지를 검토하는 게 맞습니다.
인쇄는 수량에 따라 갈립니다. 20~30장 이하 소량이면 디지털 인쇄가 납기도 빠르고 비용도 합리적인데, 기기마다 색 편차가 있어서 "인쇄소 바꿨더니 색이 다르다"는 일이 생길 수 있어요. A1 이상 대형은 플로터 출력인데 건조 시간이 필요하고 소재 제한이 있습니다.
오프셋은 수백 장 이상일 때 장당 단가가 유리한데 판 제작비가 선투입이라 소량에서는 부담이에요. 그리고 색상에서 가장 흔한 실수 하나. RGB로 작업한 파일을 CMYK로 변환하면 형광에 가까운 파란색이 탁하게 빠지고, 밝은 연두가 칙칙해집니다. (이건 포스터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포스터는 면적이 크니까 색 차이가 더 눈에 띕니다.)
부착 방식도 고민거리입니다. 양면테이프가 제일 간편한데 떼어낼 때 벽지가 뜯기거나 접착제 자국이 남아요. 공공기관이나 임대 공간에서는 이게 민원이 됩니다. 떡풀은 철거가 쉬운 편이지만 기포가 생기거나 습도에 따라 처지는 경우가 있고요. 자석이나 프레임은 교체가 편해서 장기 운영에 좋지만, 설치 가능한 벽면이 한정돼 있고 비용도 더 듭니다. "얼마나 오래 붙일 건가"와 "철거 후 벽면 원상복구가 필요한가"를 같이 생각하고 부착 방식을 정하셔야 합니다.
포스터는 붙여놓는 순간부터 낡기 시작합니다. 1주일 지나면 모서리가 말리고, 2주면 먼지가 쌓이고, 한 달이면 색이 바래거나 누군가 건드려서 찢어진 곳이 생겨요. 이건 종이·코팅·습도·부착 방식의 조합에 따라 속도가 다른데, 게시 기간이 길어질수록 중간에 교체용 여분을 준비해두는 게 현실적입니다. 고급스럽게 만들어놓고 3주 만에 너덜너덜해진 포스터가 벽에 붙어있으면, 그 브랜드 이미지가 오히려 깎이거든요.
포스터 한 장의 운명은 파일 완성 순간이 아니라, 벽에 붙은 뒤에 결정됩니다. 어디에 붙는지, 누가 어떤 속도로 지나가는지, 조명이 어떤지, 옆에 뭐가 같이 붙어있는지, 얼마나 오래 버텨야 하는지. 이 조건들을 디자인 단계에서 미리 파악해두면, 사이즈·종이·코팅·부착 방식이 자연스럽게 정해집니다. 조건을 모른 채 만든 포스터는 예쁘기만 하고, 조건을 알고 만든 포스터는 현장에서 일을 합니다. 잘 설계된 포스터 한 장은 매번 새로 만들 필요 없이, 포맷만 바꿔가며 반복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자산이 됩니다.
포스터 제작 건으로 상담 주실 때, 부착 장소 사진 한 장만 같이 보내주시면 훨씬 정확한 제안이 가능합니다. 현장을 알아야 디자인이 나오거든요. 아무쪼록 남은 연휴 기간 즐거운 설 명절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희명디자인 디자이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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