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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용 폰트와 서체 — 글자 크기·파일 형식·라이선스의 실무 표준본문
안녕하세요. 희명디자인입니다. 발주처가 디자인 시안을 검토하다 폰트 한 줄 바꿔달라고 요청하면, 인쇄 데이터 입고까지 검토해야 할 항목이 한꺼번에 늘어납니다. 폰트 크기, 자간, 행간, 폰트 파일 형식, 임베드 가능 여부, 상업용 라이선스 적용 범위까지. 인쇄물에서 폰트는 시각적 요소이자 동시에 라이선스 자산이며, 입고 단계의 표준 준수 항목이기도 합니다.
한국 인쇄 산업에서 통용되는 본문 폰트 크기 표준은 9~11pt 범위에 있습니다. 단행본·잡지 본문은 보통 9.5~10.5pt, 어린이용·고령층 대상 도서나 실용서는 11~12pt로 키웁니다. 사보·브로셔 본문도 같은 범위에서 결정되며, A4 2단·3단 지면에서는 가독성과 정보량의 균형을 잡기 위해 10pt 안팎이 자주 쓰입니다.
행간(레딩)과 자간(트래킹)의 표준 권장값도 정해져 있습니다. 행간은 글자 크기의 1.2~1.5배가 기본입니다.
10pt 본문은 12~15pt 행간, 11pt 본문은 13~16.5pt 행간이 권장 범위에 들어갑니다. 자간은 한글 본문에서 0을 기준으로 +5~+10 정도의 미세한 트래킹만 허용됩니다. 자간을 과도하게 열면 단어 사이 공간이 무너지고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한 줄에 들어가는 글자 수는 35~45자가 읽기 좋은 범위로 알려져 있고, 글자 크기·줄 길이·행간이 서로 영향을 주며 균형이 잡힙니다.
한글 폰트는 형태적으로 명조 계열, 고딕 계열, 신서 계열로 갈립니다. 명조체는 라틴 문자의 세리프(serif)에 해당하며 획 끝에 부리(삐침)가 있고 굵기 대비가 큽니다. 장문 본문에서 가독성이 좋아 단행본·신문·논문 본문의 표준입니다. 고딕체는 산세리프(sans-serif)에 해당하며 획 굵기가 균일하고 부리가 없는 단순한 형태입니다. 제목·소제목·표·UI에서 시인성이 좋아 디지털 화면용 본문에도 자주 쓰입니다. 신서체는 명조와 고딕의 중간 형태로, 부리나 곡선을 단순화한 현대적인 인상을 만듭니다. 잡지·브랜디드 콘텐츠 본문에 자주 활용됩니다.
손글씨·캘리그래피·디스플레이 폰트는 본문이 아닌 제목·강조·포인트 영역에 들어갑니다. 가독성이 낮아 장문 본문에 쓰면 읽기 부담이 커지므로, 로고·표지·포스터 헤드라인에 제한적으로 적용됩니다.
폰트 파일 형식은 인쇄 입고에서 직접 영향을 줍니다. 인쇄소 입장에서는 이 파일 형식 차이가 출력 안정성과 직접 연결됩니다. TTF(TrueType Font)는 애플이 개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배포한 벡터 폰트로, 웹·문서 작성 등 범용 환경에서 일반적인 형식입니다. OTF(OpenType Font)는 어도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공동 개발한 포맷으로, 다국어 지원과 고급 타이포그래피 기능(리거처·대체 글립)이 강화되었습니다. PostScript(CFF) 기반으로 제작되는 경우 3차 베지어 곡선을 사용해 곡선 표현이 비교적 섬세한 편이며, 고해상도 출력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WOFF(Web Open Font Format)는 웹폰트 전용 포맷으로, 인쇄 작업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인쇄용 작업에서는 OTF가 표준에 가깝습니다. TTF와 OTF 모두 벡터 글꼴이라 출력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OTF의 세밀한 곡선 표현과 글립 지원이 인쇄물 완성도에 영향을 줍니다. 어도비 그래픽 소프트웨어와 인쇄 RIP 환경에서 OTF가 더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인식이 일반적입니다. 일부 인쇄소는 내부 가이드에 "가능하면 OTF로 작업, 없을 경우 TTF 사용" 정도의 기준을 둡니다.
폰트 라이선스는 인쇄물 발주에서 가장 자주 누락되는 항목입니다. 한글 폰트 라이선스는 무료 폰트(공공기관·기업 배포), 개인 사용 라이선스, 상업용 라이선스, 기업용 라이선스, 임베드 라이선스로 분류됩니다. 무료 폰트라고 명시되어 있어도 사용 범위가 다릅니다. 어떤 무료 폰트는 인쇄·광고는 허용하지만 BI/CI 사용은 금지하고, 어떤 폰트는 PDF 임베딩이 별도 계약 사항입니다.
주요 한글 폰트 회사와 정책을 보면 윤곽이 잡힙니다. 네이버 나눔글꼴은 오픈소스 라이선스로 책·디자인용품·홈페이지·광고·간판·앱 등 거의 모든 매체에서 무료 사용·수정·재배포가 가능합니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체 시리즈는 상업용 무료 폰트로 출판·방송·광고에 폭넓게 활용됩니다. BI/CI 사용 가능 여부는 폰트별로 다르므로, 로고·브랜드명에 사용할 계획이라면 개별 라이선스 조항 확인이 필수입니다.
인쇄용 PDF 입고 단계에서 폰트는 임베드(embed) 또는 아웃라인(outline) 처리됩니다. 임베드는 PDF 안에 사용된 폰트 정보를 함께 담는 방식이고, 아웃라인은 폰트를 벡터 도형으로 변환해 폰트 자체를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PDF/X 표준은 임베드를 원칙으로 하지만, 인쇄소가 RIP에서 폰트 호환 문제를 우려하거나 폰트 라이선스가 임베드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 아웃라인 처리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특수 글자도 입고 사고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일부 한글 폰트는 한자·특수문자·이모지 지원이 제한적입니다. 지원되지 않는 글자는 RIP 처리 단계에서 다른 폰트로 대체되거나 사각형으로 깨져 출력됩니다. 인쇄에 사용될 범위의 한자·기호가 해당 폰트에 모두 포함되어 있는지 PDF 생성 전에 확인하는 것이 표준 절차입니다.
본문 폰트 선택에서 작동하는 일반 원칙이 있습니다. 글자 크기 10~12pt, 행간 1.2~1.5배, 줄 길이 35~45자가 가독성 좋은 기본 조합입니다. 글자 크기를 줄이면 줄 길이를 함께 줄이거나 행간을 늘려 답답함을 줄이고, 글자 크기를 키우면 줄 길이를 줄이거나 행간을 더 넓게 잡습니다. 한 페이지 또는 한 시각 시스템 안에서 사용하는 폰트 패밀리는 2~3종 이내로 제한하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본문용 명조 + 제목용 고딕 + 포인트용 디스플레이 1종 정도의 조합이 일반적입니다.
인쇄물 종류별로 폰트 선택 기준도 달라집니다. 단행본·에세이·장문 콘텐츠는 명조 계열 또는 가독성 좋은 신서체에 9~11pt와 행간 1.3~1.5배가 권장됩니다. 브로셔·리플렛·사보는 본문에 가독성 좋은 고딕 또는 신서체를, 제목·소제목에 고딕·슬랩·디스플레이를 조합합니다. 포스터·광고·표지는 헤드라인에 강한 개성의 고딕·슬랩·디스플레이를, 본문·필수 정보에 가독성 높은 고딕 또는 명조를 사용해 시각적 대비를 만듭니다.
발주 단계에서 폰트 관련해 점검할 항목들이 있습니다. 사용할 폰트의 상업용 라이선스 범위가 인쇄물 용도에 맞는지, PDF 임베드가 허용되는 라이선스인지, BI/CI 사용이 필요하다면 별도 계약이 체결되었는지, 한자·특수문자 지원이 완전한지, OTF 파일을 확보할 수 있는지입니다. 이 다섯 가지가 정리된 폰트는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인쇄 입고까지 사고 없이 진행됩니다. 폰트는 인쇄물에서 가장 작은 단위의 자산입니다. 한 글자가 페이지 전체의 인상을 결정하고, 한 글꼴의 라이선스가 인쇄물 전체의 법적 안정성을 결정합니다. 폰트 선택은 디자인의 시작이자 동시에 인쇄 데이터의 마지막 점검 항목입니다. 이상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 희명디자인 편집디자인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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